“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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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 북부의 오지 투르카나는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와 기근이 이어지는 메마르고 황폐한 땅이다. 우물은 마을에서 4㎞ 넘게 떨어져 있다. 국경을 마주한 에티오피아와의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마을마다 에이즈 환자와 굶주린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곳에서 28년 동안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버려진 고아들을 돌본 여인이 있다. ‘투르카나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임연심 선교사(1951~2012)이다.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지역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르치다 2012년 8월 풍토병으로 생을 마쳤다. 한국 개신교의 ‘아프리카 1호 선교사’인 임 선교사의 삶은 감동적이다

독일 유학생으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던 그는 우연히 선교단체를 통해 아프리카 선교를 돕게 됐다. 1984년 선교사로 진로를 바꿔 지구상에 몇 안 남은 원시부족인 투르카나족 마을에서 그를 맞이한 건 가난과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었다. 임 선교사는 그곳에서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그들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다.

임 선교사는 ‘킹스 키즈(King’s Kids)’라는 이름의 고아원과 유치원을 열어 지역 아이들을 보살폈다. 가난을 벗어나는 길은 ‘배움’뿐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아이들은 임 선교사를 ‘맘(Mom)’이라고 부르며 따랐다. 그가 고아원에서 길러낸 수백명의 아이들이 고교와 대학에 진학했다. 지금은 의사, 교사, 은행원, 회계사, 교육청 직원 등 케냐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는 든든한 인재로 성장했다. 문맹률이 95%를 넘는 곳에서 이뤄낸 기적이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12년 11월23일 임 선교사에게 ‘제7회 대한민국해외봉사상’ 대통령표창을 줬다.

“봉사는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전략으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죽음같이 강한 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 내 것을 포기해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임 선교사의 뜨거운 ‘사랑’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

2013년 1월 24일자  경향신문에서 편집